부탄은 예전부터 ‘국민총행복(GNH)’이라는 독특한 지표로 유명한 나라였다. 그런데 근래 이 부탄에서 출생아 수가 급감하면서 정부가 다자녀 가정에 현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내놓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실 부탄 하면 행복 지수가 높고 인구 증가율도 높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 변화가 꽤 의외였다.

부탄의 GNH는 1972년 제4대 국왕이 ‘국내총생산(GDP)보다 국민행복이 중요하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된 개념이다. 실제로 부탄은 2000년대 초반까지 합계출산율이 5명 이상으로 높았고, 인구 증가율도 연평균 2%를 넘었다. 그런데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합계출산율이 1.8명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이는 인구 대체 수준(2.1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필자가 부탄 여행을 갔을 때만 해도 거리에서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현지 가이드가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을 늦게 하고 아이도 한 명만 낳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던 기억이 난다.
정확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도시화와 교육 수준 향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가 전통적인 다산 가치관보다 개인의 삶의 질을 중시하게 되면서 아이를 적게 낳거나 아예 낳지 않는 추세가 생긴 것이다. 위키백과의 부탄 문서를 보면 부탄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높은 출산율을 보였지만, 최근 경제 성장과 함께 출산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수도 팀부의 경우 10년 사이 인구가 두 배로 늘었고, 이 과정에서 주택 가격 상승과 육아 비용 증가가 출산율 하락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한 부탄 대학생 인터뷰에서 “부모님은 8명의 형제자매를 두셨지만, 나는 아이 한 명만 낳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현상은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이미 겪고 있는 일이다. 예를 들어 한국은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추락하면서 온갖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부탄의 사례는 ‘행복’이라는 개념이 단순히 경제적 풍요만이 아니라 문화적 가치와도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부탄 정부는 다자녀 가정에 현금 지원 외에도 육아 휴직 확대, 보육 시설 확충 등을 함께 추진한다고 한다. 특히 셋째 아이 이상부터는 매달 3,000누트럼(약 45달러)을 지급하고, 출산 시 병원 비용 전액을 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금액이 실제 양육비를 감당하기에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한국의 경우 2018년부터 아동수당을 도입했지만, 출산율 반등에는 실패했다.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흥미로운 점은 부탄이 GNH 지표를 개발할 당시부터 문화적 가치를 중요시했다는 사실이다. GNH의 4대 기둥 중 하나가 ‘문화의 보존과 발전’인데, 전통 대가족 제도가 무너지면서 이 기둥이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부탄의 한 연구자는 “출산율 하락은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부탄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다처제(일부다처제)가 허용되었고, 대가족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는 서구식 핵가족을 선호하고, 결혼보다는 개인의 성취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런 문제는 개인의 선택과 사회적 구조가 맞물려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하지만 법적 문제나 갈등 상황에서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부부 관계에서 어려움이 생겼을 때는 이혼변호사 같은 전문가의 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저출산 문제와 함께 이혼율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부부 간 갈등이 출산 기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탄에서도 도시화로 인해 부부 간 역할 갈등이 생기고, 이혼 상담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법률 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한 순간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부탄의 정책이 실제 출산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하면서도 고유한 문화를 반영한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스웨덴은 육아 휴직과 보육 지원을 강화해 출산율을 1.8명대에서 유지하고 있지만, 문화적 배경이 다른 부탄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부탄 정부는 최근 전통 마을 공동체를 활용한 육아 지원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할머니, 이모 등 친척이 아이를 돌보는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행복의 정의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다.